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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일반 뉴욕 병상에서도 “붓은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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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on (58.♡.1.39) 작성일 06-02-14 14:44 조회 8,81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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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씨는 1998년 9월 초 맏딸 이혜선 씨가 사는 뉴욕으로 이주했다.

그 해 11월 일시 귀국해 피붙이처럼 아끼던 대표작과 스케치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고 돌아간 후 외부와 단절한 채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2003년 봄에 뇌출혈로 병상에 눕기 전까지는 거의 붓을 놓지 않으셨어요.”

‘미인도’ 위작 사건으로 탈진한데다 몸무게가 급격히 줄어 미국으로 모실 수밖에 없었다는 혜선씨는 “작품 기증 후 한동안은 몹시 허탈해 하셨으나 차츰 안정이 되자 외출도 하고 스케치도 하셨다”고 근황을 전했다.

초기에는
그라나다나 도미니카로 스케치 여행도 다녀오고 허드슨 강변에 나가 산책도 했으나 기력이 쇠해진 후에는 주로 집에서 미완성 작품에 채색을 하거나 정물을 그렸다고 한다.

“마늘이나 고추, 토마토, 가지 등의 채소를 색연필이나 크레용으로 작은 종이에 그리셨는데 아주 예쁜 것들도 꽤 있었어요. 하지만 정신을 놓지 않으려는 소일거리여서 보관하지는 않았습니다.”

“한때 사태가 심각해 자식(2남2녀)들이 다 모이기까지 했으나 병세가 호전됐다”고 전하는 혜선 씨는 “치료 때문에 말하기는 힘들지만 가족들을 알아보고 표정이나 손짓으로 반응을 보일 만큼 정신은 맑은 편”이라고 했다.

“어머니 전시회 일로 서울 간다고 말씀 드렸더니 너무 좋아하시며 손까지 흔들어 주셨어요.”

연세가 많은데다 거동이 힘든 상태지만 작품에 대한 열정은 여전하고 가끔은 옛 추억도 떠올린다는 게 그를 지켜온 혜선 씨의 말이다.

“뉴욕에 온 후로 외부와의 관계를 일체 끊다 보니 서울에서 어머니를 둘러싼 이런저런 일들이 끊임없이 생기는 거예요. 어머니를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큰 잔치를 열어드리는 겁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참석하지 못하는 만큼 가족들은 일체 전시장에 나서지 않을 뜻을 밝혔다.

[조선일보 정중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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