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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일반 서울대 안휘준교수 “한국미술사에 편입될 작가 너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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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on (58.♡.1.39) 작성일 06-02-15 13:54 조회 8,35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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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하여 서구미술의 아류는 넘치는데 현대판 한국적 풍속화는 찾아보기 어려운 것인가. 작가들이 시대성을 너무 경시하기 때문 아닐까.”

미술사학자 안휘준(66.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가 현대미술 작가들에 대해 따끔한 비판을 가했다. 안교수는 “현대미술가 중에는 뛰어난 재능을 지닌 작가가 많지만 숙고하지 않은 채 방향을 엉뚱하게 잡아 미술사에 편입될 가능성을 스스로 비켜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일갈했다.

이같은 지적은 안교수가 석남 이경성(전 국립현대미술관장) 미수기념 논총집에 발표한 ‘어떤 현대미술이 한국미술사에 편입될 수 있을까’란 논문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안교수는 글에서 한국미술사에 남을 현대작가를 조심스럽게 꼽았다. 그는 △창의성 △한국성 △대표성 △시대성 △기타사항(작고작가, 제작연대) 등 다섯 가지 기준과 원칙을 들고 그 잣대에 들어맞는 작가(유화)로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유영국을 꼽았다. 수묵산수화에 노수현, 이상범, 변관식, 허백련을, 채색 인물화에 김은호, 박생광을 꼽았다.

안 교수는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미술사가 답게 역사적 맥락과 관점을 강조해 미술평론가와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그는 “현대미술은 평론가들의 영역인데 굳이 미술사가가 개입할 이유가 뭐냐고 할 지 모르나 평론가들의 글이 모두 역사적 맥락과 관점에 입각해 쓰여진 게 아닌 만큼 현대미술의 편사(編史)작업은 여전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즉 신뢰할 수 있는 사료를 골라내는 ‘사료의 선정’이 중요하다는 것.

안 교수는 “창의성은 가장 핵심으로 미술을 포함한 예술세계의 으뜸 덕목”이라고 강조하고 ‘한국'미술사인 만큼 한국성이 있어야 하고, 계보를 이루거나 너무나도 뚜렷한 개성을 가진 것을 의미하는 대표성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국성이 드러나지 않으면 굳이 ‘한국’미술사에 편입시킬 이유가 없다며 ‘20세기 최고 화가’로 인정 받는 박수근과 김환기의 작품이 좋은 예라고 내세웠다. 이들의 작품은 창의성, 한국성, 국제성을 고루 갖췄다는 것.

안 교수는 또 ‘대표성’과 관련해 “대중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작가가 대표성을 지닌다고 볼 수 없다”는 비판도 곁들였다. 훌륭한 작가만이 매스컴을 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것이 평가의 잣대가 될 수 없다는 것.

한편 ‘시대성’과 관련해서는 민중미술의 중요함을 강조했다. 20세기 한국회화사나 미술사를 편찬할 때 시대성과 관련해 결코 제쳐놓을 수 없는 게 민중미술이라는 것이다. 민중미술 작가들만큼 치열한 시대성을 지닌 작가(작품)를 찾기 힘들는 주장이다.

그는 작가들이 멋진 작품을 내놓는 데만 골몰해 시대성을 중시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18세기 우리 선조의 삶과 문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준 김홍도 신윤복 김득신 등 풍속화가 오래도록 가치를 지니는 이유는 바로 시대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며 “왜 오늘날 작가는 자신들의 속한 시대에 눈을 돌리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국적 불명의 미술, 아류의 미술, 시대성과 무관한 미술 등은 아무리 뛰어나도 한국미술사에 편입되기 어렵다”며 “창의성 한국성 대표성 시대성을 고루 갖춘 작가들이 많이 배출돼 한국미술사의 현대편이 두툼해 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논총에는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오광수 전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김영나 서울대 교수, 변영섭 고려대 교수 등 미술사학자와 행정가, 평론가 17명이 미술사와 작가론, 미술행정, 고미술 등 분야에 대한 연구논문과 글을 실었다. 특히 정양모 전 관장은 ‘18세기 전기의 백자 달항아리’에 대한 글에서 “18세기, 특히 18세기 전반기의 도자기 조형은 우리 도자사상 가장 독창적이고 조선시대 미의식을 준수한 조형으로 승화시킨 것이었다”고 격찬했다.

[헤럴드 경제] 이영란 기자(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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